서울독립영화제와 낭독과 패기가 있는 다큐상영회에 잘 다녀왔습니다

서울독립영화제와 낭독과 패기가 있는 다큐상영회에 잘 다녀왔습니다

<서울독립영화제>와 <낭독과 패기가 있는 다큐상영회>에 잘 다녀왔습니다

영화제 다녀와서 난로옆에서 시체처럼 지내다가 이제 슬슬 움직입니다.
마음이,
풀리지 않는 실타래처럼 엉켜있기도 하고,
만난 사람들, 본 영화들, 들은 이야기들에 대한 여러 생각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합니다.
그래도, 큰 자리이든 작은 자리이든, 우리 영화를 상영하고 관객을 만나서 좋았습니다.
오랫만에 배우분들 만나서 좋았고, 열심히 작업하는 순수한 친구들 만나서 좋았고,
다른 이들의 영화들을 보는 것도, 마을친구들에게 선물할 소소한 영화제 기념품 사는 것도 좋았습니다.

이번 영화들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들은 살면서 다음 영화에서, 또 그 다음영화에서 계속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녹초가 된 몸을 좀 추스르고 내년에 만들 영화 준비를 시작하려합니다.
그리고 이번 상영된 영화들 – 이름없는 자들의 이름, 그저 그런 여배우와 단신 대머리 남의 연애-도
더 많은 관객을 만날 방법을 고민하고 시도하려합니다.

모두들 제 자리에서 열심히 살고 있으니, 저희도 묵묵히 하루하루를 먹어치우며 살아봐야죠.
그럼 모두들 평온한 연말 보내시길 바라며…

P.S
그리고…영화시간에 쫓겨 압구정 3번 출구에서 파는 군밤을 사서 커피에 먹었는데 너무 맛있더라구요.
커피엔 군밤! … 압구정 군밤아줌마에게도 감사를..

-이기, 비정, 순리, 몽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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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독립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인터뷰-박영임,김정민우 서울독립영화제
이름없는 자들의 이름
이름없는 자들의 이름
이름없는 자들의 이름
그저 그런 여배우와 단신 대머리남의 연애

사진 제공
서울독립영화제 기록팀 유수진
깅 감독
이음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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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독립영화제 인터뷰 ‘그저 그런 우리들의 그저 그렇지 않은 이야기’ – <그저 그런 여배우와 단신 대머리남의 연애> 박영임, 김정민우 감독
http://indienow.kr/?p=2155

[서울독립영화제 인터뷰] ‘그저 그런 우리들의 그저 그렇지 않은 이야기’
– <그저 그런 여배우와 단신 대머리남의 연애> 박영임, 김정민우 감독

꿈을 놓칠까 전전긍긍하고,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에 속앓이하며, 현실과 타협하는 자신의 모습이 안쓰럽기도 한 우리들은 ‘그저 그런’ 사람들이다. <그저 그런 여배우와 단신 대머리남의 연애>는 이런 우리들의 이야기다. 꿈을, 사랑을 붙잡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삶을 , ‘그저 그렇지 않은’ 이야기라고 등 두드려주는 듯 하다. 녹록치 않은 이 현실에서, 꿈을 지켜나가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기에.

제목이 ‘그저 그런 여배우와 단신 대머리남의 ‘연애”잖아요. 연애가 주된 내용일 줄 알았는데, 영화를 보니까 마지막에 만나는 것만 나오고 두 사람의 인생이 별개로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제목을 왜 연애라고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각자의 연애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요. 두 사람이 나중에 그 자리에서 툭툭 털고 헤어질 수도 있고, 잘될 수도 있고… 만나서 연애하게 될지 안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희망적인 결말? (웃음) 그래서 연애라는 말을 넣게 됐어요.

왜 흑백으로 하셨는지?

촬영은 컬러로 했는데, 저희 영화가 두 인물을 옆에서 관조하는 카메라거든요.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일상성에 이 사람들의 이야기가 묻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낯설다고 하는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약간은 낯설게? 이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냥 스쳐 지나가지는 않았으면 해서 흑백으로 했어요. 또 개인적으로 흑백이 컬러보다 여백이 많다고 느끼거든요. 컬러가 조금 더 어떤 이야기나 감성을 제한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흑백을 선호하는 것도 있었어요.

정미와 병만의 삶을 병렬적으로 보여주고, 전혀 그 안에서 교류가 없잖아요. 이렇게 두 인물의 삶을 겹쳐지지 않게 따로 보여준 이유가 있나요?

일단은 한 사람 한 사람, 저희가 길에서 마주치는 이 사람의 인생은 어떨까? 저 사람의 인생은 어떨까? 생각하면 각자 고군분투하면서 살아가고 있잖아요. 두 사람이 물론 나중에는 엮이지만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라서. 그냥 우리 각자의 삶이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지 그런 것들을 좀 보여주고 싶었죠.

‘저 배우거든요’라는 ‘정미’의 말에서 마지막 자존심이라고 해야 할까, 나까지 내 꿈을 믿지 않으면 무너져버릴 것 같은 마음을 느꼈는데 그런 감정선을 어떻게 따오셨는지 궁금했어요.

저도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작업하면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기도 하고, 사람들이 자기가 원하는 자기의 모습으로 세상에 비치길 원하지만 힘든 일이잖아요. 특히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아직 이루는 과정에 있는 사람이나, 아직 어떤 것을 세상에 뚜렷하게 보여주지 못한 사람들? 하지만 그 사람들은 분명히 일하고 있고, 존재하고 있고, 자기 할 일들을 하고 있거든요. 저도 영화를 하면서 그런 감정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걸 ‘정미’에게 투영해서 이야기 했던 거죠.

영화 안에서 꿈과 현실의 대비가 자주 드러난 것 같아요. ‘돈보다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야죠’ 라는 대사 다음에 대출하러 가는 장면이 나오는 것처럼요. 그래서 감독님이 생각하는 현실과 이상의 조율이란 무엇인지, 여쭤보고 싶었어요.

돈보단 꿈이죠. 하지만 꿈이라는 게 유지하기가, 세상에서 그걸 붙들고 살기가 얼마나 힘든가 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사실 되게 순진한 얘기죠. 돈보다는 꿈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사람들이 보기엔 ‘에이, 한심한 소리 하고 있네.’ 싶을 수도 있죠. 정미가 대출을 받으러 가니까 ‘역시나… 쯧쯧.’ 할 것 같지만, 이런 현실에서 그래도 자기걸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우스꽝스럽고 한심해보여도, 현실이 녹록지 않아도, 꿈을 붙잡고 살아간다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영화가 꿈도 무너지고, 사랑도 무너지는 내용이 있어서 씁쓸했지만, 미묘하게 개그코드가 있다고 느꼈어요. 둘리라던지, 택시기사의 노래라던지… 의도하신 건지 궁금했어요.

맞습니다! (웃음) 현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데 심각하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너무 처절하게 그리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 사람들은 되게 처절하지만, 그냥 그게 우리네 사는 모습이니까요.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피식 웃으면서, 허허실실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가시처럼 무언가 남는? 그런 느낌으로 사람들이 이 영화를 봐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현실을 너무 집요하게 파고들거나 처절하게 그리지 않으려고 그런 것들을 좀 넣었고. 그리고 저희가 또 그런 개그코드를 좋아합니다. (웃음) 특히 둘리 장면 저희도 좋아하고.

‘정미’의 옷, 머리 모양이나 폴더형 휴대전화에서 2000년대 중반 느낌이 들었어요. 촬영을 언제하셨는지?

촬영을 8년 전에 했어요. 촬영한 지 좀 오래 됐고, 처음에는 2시간 분량이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의 분량으로 바뀌었어요. 작업 자체를 되게 오랜 시간 걸쳐서 했죠. 그런데 8년 내내 편집을 준비했다 이런 건 아니고요. 영화를 한 번 만들고, 그것이 좀 저 자신하고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많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리고 먹고 살아야 하는 일들, 생계를 위해서 해야 하는 일들이 있으니까. 틈틈이 단편 작업 같은 것을 해가면서도 좀 이 영화가 숙제같이, 그렇게 저한테 계속 남아있었어요.

그럼 이 영화가 감독님에겐 각별한 작품이겠어요.

이 영화를 8년 전에 되게 어렵게 찍었어요. 그때 직장 다니면서 영화를 찍어서 낮엔 회사 다니고, 밤에 찍고, 휴가 기간에 찍고 이런 식이었어요. 그리고 아주 적은 스태프로, 저희 포함해서 다섯 명이 찍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연출로서 많이 부족했죠. 보면 사실 부끄러운 점이 참 많아요. 그래도 제가 애초에 하려던 이야기들을 최대한 담아내고, 못난 건 못난 것대로 보여주자 어쩔 수 없다, 생각해서. (웃음) 저한테는 못났는데 아끼는 자식? 약간 그런 느낌인데 그래도 저한테는 중요하죠.

엔딩곡이 궁금했어요. 뒤에 비 내리는 소리도 들리는 것 같고, 우울한 느낌도 들고…

김 :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영화가 끝나고 좀 생각할 수 있는,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하고 싶은 의도에서 그런 음악이 나온 거였고요. 저희가 평소에 필드레코딩 이라고 해서 작업을 많이 해요. 그 녹음 된 것을 재료로 해서 만들어진 음악이에요.

그럼 직접 만드신 음악인 건가요?

박 : 기본 노래는 바흐 음악이에요. 바흐 음악을 필드레코딩한 소리들하고 엮어서 샘플링을 한 거에요. 사운드를 김정민우 감독님이 해주셨거든요.

김 : 그 곡이 바흐 곡인데 그걸 잘 연주한 게 아니라, 일종의 그 구글에서 한글 영어로 번역할 때 어색하게 되는 거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약간 낯설게, 기계적으로 번역한 거에요. 사람이 연주한 걸 가지고, 다시 리샘플링을 한 거에요. 어떻게 보면 연주를 잘한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약간 어색하고 미묘하거든요.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필드 레코딩한 소리들이 깔려있어요. 섞어서 낯설기도 하고, 시간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으로도 만들고 싶었어요.

글_ 데일리팀 이채현 / 사진_ 기록팀 유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