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영화제 잘 다녀왔습니다

전주영화제 잘 다녀왔습니다.
첫 상영은 두근두근해서, GV때 바보처럼 떨면서 횡설수설했어요.
그날 밤 숙소에서 머리를 벽에 박으며 얼마나 부끄러워했는지.
멀리 전주까지 찾아온, 친구 수지씨가 함께 해 주지 않았다면 힘들었을 시간.
신기하고, 서글프고, 블랙코메디 시트콤같은 일들을 거쳐,
결국은 고독하게 있는 것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집에 돌아왔습니다.

돌아와 보니, 대문에는 마을의 누군가가 선물로 주고 간 듯 보이는,
농사에 쓰는 빨간 엉덩이 의자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고,
외롭고 불안한 시간을 보냈을 순리와 몽돌이는
대문틈으로 코를 넣으며 반갑게 반갑게 킁킁 거렸어요.

영화제의 그 시간동안, 한가지 떠올랐던 생각은.
제가 썼던 일기의 한 토막입니다.

“창작은 그 결과가 빛나는 순간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무명의 돌, 내면의 영감을 무수히 통과한 시간을 거쳐
그저 단단한 그 자체로,
진실한 덩어리로 만들어지고 존재한다.”

모든 상념에도,
저희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리고 응원해 준 모든 친구들에게도 고맙습니다.

우리 영화가 인디포럼에서도 상영되게 되어 기쁩니다.
인디포럼에서는 더 따뜻한 세상을 느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와 같은 얼굴을, 더 깊은 표정을 짓고 있는, 다른 작가들을 많이 만나보고 싶어요.

곧 또 만나길 바라며!

-이기, 비정, 순리

그저 그런 여배우와 단신 대머리남의 연애-제16회 전주영화제2015


’그저 그런 여배우와 단신 대머리남의 연애’ 공식 첫 상영 필드-레코딩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