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왔습니다

전주 다녀왔습니다.
돌아오는 날 비가 왔어요.
늦은 저녁 광천역에 도착해서,
배고파서 읍내 중국집에 가려고, 차들이 엄청 빨리 다니는
왕복 4차선 도로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때, 헤드라이트에 작은 개구리가 도로 중간에 있는게 보였어요.

차들이 그렇게 무섭게 달리는데, 그 개구리는 도로를 건너겠다고
뜀박질을 하고 있다니.
차는 너무 빠르고, 도로는 너무 넓고, 아무도 봐주지 않는 데도
그러고 있다니.
차를 멈출 수가 없어 핸들을 살짝 돌려 피하고 지나왔지만,
그 개구리가 어떻게 되었을지.

사실 봄에는 개구리가 많습니다.
비오는 날이면 시골 도로에 개구리들이 자주 나와 있어요.
하지만 그날 비 내리는 넓은 도로 중간에 있던 개구리의 모습은
마음에 남아 있네요.

전주에서 사람들과 저희 영화를 보며,
어떤 분은 중간에 나가기도 하고, 어떤 분은 끝까지 보면서 울기도 했어요.
관객이 많진 않았지만,
상영 후에 머리가 희끗하신 아저씨께서 제 손을 꼭 붙잡고, 영화 참 좋았다고 해주신 것이 기억에 남아요.

전주에서 돌아오는 길에 만난 개구리를 떠올리면서,
문득 우리 영화는 그 개구리들을 위한 영화였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비가 오는 넓은 길 중간에서,
온 힘을 다해 뛰어도 위태로울 수 밖에 없는 그 누군가의 손을
살며시 잡아주는 그런 영화면 좋겠다 싶습니다.
사실 세상의 많은 영화들이 그런 마음이라고 생각해요.ㅎ

순리네 영화를 봐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저희 영화의 상영 소식은 나중에 또 전하겠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고요,
순리 몽돌 효리의 안부도 전합니다.

또 뵈어요!

-순리필름 (박영임, 김정민우, 순리, 몽돌, 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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